목포흥신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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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아는 김민정은 어쩌다 셋 하나는 신촌 대학을 나와 양재동 회사에서 근무하는 짧은 단발에 가슴 없이 마른 김 과장님 쓰레빠를 신고 가서 머리를 뜯어 놀까 정장 바지에 미용실도 가고 기를 죽여 놓을까 고민했지만 김민정은 아예 나오지 않았다 그러게 니 남편을 니가 관리하셨어야죠, 라는 말도 니 부모가 그렇게 가르치디, 라는 말도 오가지 않았다 깔끔한 년, 김민정은 드라마 같은 건 조금도 원치 않고 오직 그 자리에 그녀의 애인만이 나와 구질구질하게 말한다 "아니야.","오해야.","말조심해라." 가방을 사 주기로 한다 내 자신에게 맘에 드는 것을 검색하느라 삼 일쯤 썼다 세상에 김민정과 인터넷이 없었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지루해서 죽었거나 뭘 몰라서 죽었겠지 면세점에서 근무하는 동방자와 만난다 몇 년 새 그 애는 예뻐지고 조심스러워졌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후회 때문일 줄 알았는데 남자를 두 명 의사를 한 명 두면 그렇게 된다고 했다 좋은 삶이다 남의 맘 아프게 하지 말라는 것들은 지들이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타인의 맘 따위 발로 까버릴 자세가 되어야 좋은 삶을 살 수 있다 나는 김민정에게 그래도 되냐고 묻지 않겠다 필요한 건 직원 할인이었을 뿐 마카롱을 만들기로 한다 유튜브 강의를 수십 편 보았다 이렇게 공부를 했으면 나도 그 대학을 갔을 판이다 꼬끄란 얼마나 까다로운가 한 점 축축한 상태로는 몸을 부풀리기가 불가능하다 회복이 안 된다 그래서 김민정의 착한 마카롱 책을 샀다 건강한 재료를 좋아하는 이 김민정 씨는 똘똘할까 엄격할까 아니 실패란 모르는 걸까 프랑스식으로는 껍데기가 안 말라 드라이기를 들고 와 윙윙 말렸다 성공한 마카롱을 쌓아서 사진을 찍고 인스타에 올리니 사람들은 고급지다고, 이 집 식구들은 참 좋겠다고, 댓글을 달아 주었다 정말 태그될 만한 삶이지 않은가 # 그와여행 # 가질수없는너 # 아픈만큼사랑해 # 럽스타그램 그들이 남긴 사진과 # 새가방 # 프랑스식마카롱 # 우아한삶 # 난죽지않아 # 성숙스타그램 내가 남긴 사진으로 반짝이는 삶 양재동흥신소 보내 준 등기 봉투를 받침 삼아 라면을 끓여 놓은 뒤 이제 시들해질 때를 결정해야 한다 금방 싫증 내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이 나이 인간의 종특임을 믿어야 한다